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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1.0을 보고 왔습니다.
마침 일본에 있었고, 괴수 영화를 좋아해서 일본에서 보고 왔습니다.
러닝 타임은 125분으로 생각보다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다만 알아야 하는 한가지는, 해당 고지라는 일본식의 고지라 영화로 미국의 몬스터 유니버스격인 고질라, 고질라 vs 콩, 킹오브 더 몬스터 같은 시리즈의 괴수 영화랑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미국식 고질라 시리즈의 경우, 몬스터간의 싸움과 화려한 CG를 주로 보여주는 식으로 그려지는 반면, 일본식 고질라 영화는 고질라라는 거대한 자연 재해 앞에서 인간들의 드라마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전작인 신고질라 같은 방식의 영화인데, 신고질라는 고질라는 자연재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군상을 그려 내지만 주로 정치적인 형태의 해결책들을 내 놓으려고 노력하는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면, 해당 고질라 1.0은 좀 더 고질라에 대적하는 전쟁적인 느낌에 강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화는 한국에 개봉하기에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일단, 영화의 배경이 1945년 일본의 패전때로 시작합니다. 주인공부터 비행기 파일럿인데 두려움 때문인지 전쟁을 원치 않았고 비행기 고장이라는 이유로 태평양의 섬에 착륙합니다. 해당 섬에서 비행기 수리하는 군인들이 고장이 없다고 하지만 주인공은 외면하고, 이런 주인공을 이해해 주는 다른 동료도 있죠. 그러다 고질라가 나타났고, 본인의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다른 군인들이 죽어 나가는 장면을 보고 죄책감을 갖고, 트라우마가 생깁니다.
그 다음 장면은 일본 본토에 핵 두방이 떨어진 다음 폐허가 된 도쿄가 배경입니다. 전쟁이 끝난 다음 주인공이 돌아 왔지만, 이미 도쿄는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살아 가려고 하는 모습들이 나옵니다.
음... 대놓고 일본의 군국주의를 옹호하는 영화는 아니라 생각 되었습니다. 제가 일본어 버전으로 본터라, 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듣다보면 '이미 진 전쟁인데 너의 선택도 이해 한다.' '국가는 고질라로 인한 혼란을 우려해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등등 이런 식으로 전쟁에 회의적인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고, 반대로 특공대였던 주인공과 해군에 복무했던 군인들을 민간 주도 프로젝트로 모아서 다시 한번 나라를 지켜 냅시다 하는 장면을 보면 흠...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주인공이 일장기가 그려진 신형 비행기를 가지고 고질라를 공격하다 최후의 수단으로 폭탄이 실린 비행기를 고질라의 입에다가 박아 넣는 소위 '카미카제'를 보여줄 때는 조금 거시기 했습니다. 누가봐도 흠... 흠... 할 수 있던 느낌이었거든요.
번역된 내용을 제대로 봐야 알겠지만, 애매모호 했습니다. 대신 시대적 배경이 배경인지라 이런 부분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 진다면 그렇게 이해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던 영화였구요.
그럼 그런 배경 말고 영화로는 어땠냐? 하면 저는 적당히 볼만했던 영화였습니다.
몬스터 유니버스의 화끈한 고질라는 아니였지만, 충분히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특히 도쿄 긴자쪽으로 상륙해서 본인을 공격하는 이들을 상대로 화끈한 레이저 빔을 쏴 주는 것을 보면 정말 볼만했습니다. 핵을 묘사하는 고질라로서 이때 발사했던 고질라의 빔 이후 생긴 버섯 구름은 충분히 핵 정도의 폭발력을 표현해줬다고 생각됩니다.
CG묘사도 볼만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볼만했던 CG였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약간 아쉽다? 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요.
마지막 고질라를 처리하기까지의 모습을 보면 나름 열심히 묘사했구나 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무위키를 보니 사람들의 묘사에도 잘 신경썼다고 미국에서 평이 좋다고 하는데 이게 미국인의 시각에서 봐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인인 저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정말 전형적인 일본식 연기, 스토리 표현이라는 생각을 많이 받았습니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셨던 분들이라면 정말 딱!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일본식 표현이라 느껴집니다. 주고 받는 방식 츳코미라 하는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풀기도 하고, 전쟁 직후여서 그런지 국가를 위해, 동료를 위해 한몸 불사지르는 강한 결의 등등...
남자 주인공의 연기가 훌륭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버한다 해야하나 딱딱하다 해야하나? 중반부터는 정말 빡친 표정으로 연기를 지속해 나가는데 딱딱하지 않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자 주인공은 예뻤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지 모르겠지만, SNL 코리아의 주현영이 생각났습니다. 진짜 비슷하다 느껴졌거든요.
괜찮게 볼만했던 고질라 영화였고, 마지막에 다시 고질라의 살점이 재생됨을 통해 후속작이 나옴을 암시해주고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개봉할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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